전작(前作)으로 감독 바라보기


2010년 9월 하순인 현재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논란 혹은 관심이 가는 영화가, 관객 입장에서 보면 [인셉션]과 [악마를 보았다]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영화가 나온 것은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고 우연한 기회에(?)에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약간의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1. 인셉션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다크 나이트]가 주는 암울한 미래는 잠시 잊어 버리고, [매트릭스]가 문화계에 던진 다양한 충격들을 이어 받아 꿈, 의식, 비현실, 자각, 인식 등등의 세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게 이 영화인 것 같다.

그런데 이 감독의 이전 작품들 중에 이런 의식 세계를 다룬 게 [메멘토]라는 것이다.

먼저, 인셉션에서 다룬 의식의 층위를 단순하고도 명쾌하게 정리한 도식이 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위 도식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개인적인 평을 하자면 이 영화는 평론가들이 호들갑 떤 것처럼 실제로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럭저럭 영화를 따라가면서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나는 아직도 [매트릭스]가 주장했던 바가 무엇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

이제 [메멘토]로 가보자.

2000년에 발표된 이 영화는 아주 독특한 시퀀스와 인간의 의식이나 무의식 혹은 기억에 관한 문제를 가시화 시킨 대표작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메멘토는 2가지의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흑백과 컬러의 두가지 이야기인데, 흑백의 내용은 시간의 흐름이 정상적이고, 컬러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이 거꾸로 되어있다.

흑백 시퀀스들의 내용은 마치 주인공 스스로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의 쇼트들로 이루어져 있다.

컬러 시퀀스들은 주인공의 기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거꾸로 가고 있는데, 이야기를 약간씩 중첩시켜서 관객의 이해를 그나마 도우는 형식이다.    (아마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 감상으로 전체 내용과 줄거리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추측된다.   ㅠㅠ)



위 사진은 영화 [메멘토]를 이야기 할 때 꼭 회자되는 유명한 장면이다.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들을 아예 문신으로 몸에 새기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깊게 설명하자면 무의식이나 기억을 감독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두 작품을 비교할 수 있겠지만....   그냥 여기에서는 거칠게 어떤 감독의 작품에 영향력이나 논리를 제공한 편린이 있을 수 있다라는 정도로 정리하자.


2. 악마를 보았다.

감독 : 김지운

우선 이 영화는 아직도 한국 영화에 실질적인 검열 기제가 작동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논쟁을 할 수 있고 (이는 당연히 "표현의 자유"라는 고전적인 명제와 맞 부딪힌다.) 또 하나는 문화라는 게 특히 미디어라는 것은 항상 현실의 반영이라 했을 때 작금 2010년의 한국은 '악마가 활보하고 있다'라는 논쟁이 가능하다.

어찌 되었든 감독은 '복수의 현실성'(공권력에 의존하지 않는 것)을 극단까지 밀어 붙이고 싶어하는데, 주인공 입장에서 보면 '자기 방어'를 넘어서는 적극성(약혼자의 희생에 대한 대리인으로서 응징하는 성격)을 띤다.



감독의 2005년 작품인 [달콤한 인생]에서는 약간 음지의 세계이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주인공이 배신과 그에 따른 공격의 음모에 휩싸이게 된다.

여기에서도 주요한 모티브는 '복수(의 현실성)'이다.   다만 주인공이 선택하거나 다다르는 지점은 "소극적인 자기 방어"의 확장(성실했던 자신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지고 그에 대한 방어를 하다 보니 어느 새 영화의 끝)이다.   (상대적으로 이 영화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영화 결말 부분에서 나오는 총격 신에 등장하는 배역들과 그들의 역할이 이 주인공의 복수와 별로 상관이 없는 ... 갑자기 삼류 쌈마이로 엉켜버리는 것에서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작품에 영향을 준 편린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감독이 선호하는 배우가 있는 듯한 느낌도 명백하다.

"이병헌"이다.

감독의 전작이었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도 이병헌은 메인으로 캐스팅 되었다.   한 배우와 감독이 3번 이상 공동 작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편애(^^*)에 가깝지 않을까.....

별로 실속없는 어설픈 결론은 이렇다.

현재의 감독 작품에서 반드시 앞 뒤의 어떤 사연이 있을 것이고... 거슬러 올라가 한 두 작품쯤을 봐준다면 좀 더 섬세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   ^^*

by 곰돌이푸 | 2010/09/20 19:41 | 혼자 끄적거리기 - 즐거움.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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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10/09/22 20:46

제목 : 퍼즐의 달인 크리스토퍼 놀란
이 양반의 가장 머리아프게 하는 영화 두 개를 비교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 만들기는 본질적으로 퍼즐 맞추기와 같다. 본래 각본상의 순서와 상관없이 뒤죽박죽으로 촬영된 장면들을 그럴 듯하게 이어붙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은 ⓐ 아주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편집하여 다른 해석의 여지를 최소한으로 줄여 나가거나, 혹은 ⓑ (감독이 아주 특이한 정신세계나 남다른 목적의식을 갖고 있을 경우......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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