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배추를 심다


주말 농장을 한 지 2년차이다.

작년에는 엉겁결에 남의 집 따라 갔다가.. 원래 주인이 게으름을 피우는 바람에 대신하는 셈이었고...

올 해는 독자적으로 해보게 되었다.  (오히려 주변에 바람 잡는 역할도 몇 건 했다. ^^ )

집 주변에 절이 있는데... 희망자들에게 무료로 약 5평 정도 씩 분양을 해준 것이다. (이 정도이면 주말에만 가서 일하기에 딱 적당한 것 같다. ^^  그 이상이 되면 상당히 정성을 쏟아야 하고... 그 보다 더 하면 그야말로 "농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즉, 재미로 하기에 적당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꽤 보람있는 소출(^^)이 있었고..  그 과정에 투여된 노동과 배움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기간이었으며 매우 뿌둣한 경험이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다양하게 심어보려고 그런 과정 중에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을 한 결과^^이다.)

깨, 상추(잎이 좁고 갈래가 있는 품종 - 정확한 품종 이름은 모르겠다.   모종 파는 아줌마가 안 가르켜 줬다.   ㅋㅋㅋ  그냥 상추의 일종이라고 했다.), 가지, 치커리, 적겨자, 청겨자, 케일, 양상치, 청양 고추, 오이 고추(일명 아삭 고추), 방울 토마토, 감자, 옥수수, 호박, 고구마... 또 하나 채소 종류가 더 있는데...  이름을 잊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들은 쑥갓, 꽃상추, 청겨자, 적겨자, 케일, 그리고 위에서 설명한 잎이 좁고 갈래가 있는 상추 등인데... 남의 밭 사진이다.    왜 나는 내가 돌보는 밭의 사진 찍을 생각을 안 했지?)



작년에는 고추를 완전히 실패했는데... 올해에는 고추가 너무 잘 되었고, 특히 오이 고추가 인기가 좋았다. (그 커다란 놈이 아삭 아삭 씹히는 느낌과 맛이란 ~~~  ^^*)

채소 종류는 식구들 먹고도 남아, 이웃 집 주고, 이웃 집도 남았다고 하면 억지로 주고, 그래도 남아서 회사 가져와서 부서원들 전체와 점심 같이 먹은 게 올해만 해도 4번이나 되었다. (그 중에 한 번은 다른 부서원들까지 초대하고...)    그래도 남은 것은 살림하는 부서원에게 싸주고 ~~~  ^^

방울 토마토도 끝까지 기쁨을 주는 것 중에 하나였다.   (순 따주고, 꽃 따주는 간단하지만 경험 아니면 전수되지 않는 기술도 몇 가지 배웠다.) (실제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없어서.. 그 밭에서 난 것을 찍은 다른 사람의 사진이다.)


감자하고 옥수수는 완전히 실망이었다.


위 옥수수도 같은 밭에서 딴 남의 사진인데...  내가 딴 것은 몇 개 안된다.   싹이 나서 관리한 것은 열그루 정도 되는데.... (종자는 좋은 것 이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것 보다 훨씬 맛있었다.   다만 농사가 잘 되지 않았을 뿐이다.)    아마도 배수 문제가 실패의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땅이 너무 축축했던 것 같다.

감자는 씨감자가 너무 작았다.    맨 처음 씨감자를 나눠 주신 분에게 이런 것 심어도 되냐고 물어 봤는데... (그래도 작년에 심어본 경험으로..  ㅠ..ㅠ ) 괜찮다고 해서 심었는데...  정말 아니올씨다 였다.    한편으로 감자 역시 배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땅이 너무 축축했다.


이제는 호박과 고구마만 있다.    모두 다 정리했다.    호박은 장마 이후에야 암꽃이 많이 핀다고 한다. (호박 꽃에 호박이 열리는 암꽃과 그냥 꽃만 있는 숫꽃이 있는 걸 올 해 처음 알았다.)   네 구덩이 심었는데...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어제 가본 밭에는 암꽃이 하나 피어 있었다.    고구마는 서리 내릴 때쯤 캔다고 한다. (올 해 처음 심어 본 것.)

호박과 고구마가 있는 부분만 빼고... 밭을 다 정리하고 김장 배추를 심었다.

작년과 달리 올 해는 김장 배추 준비에 훨씬 더 많은 정성을 쏟았다.  (잘 되어야 할텐데 ....  ^**^ )

작년에는 그냥 호미로 땅 팠던 것을 올 해는 삽으로 일일이 깊이 파고 쇠스랑으로 흙들을 잘게 부스면서 한 번 더 갈아 엎은 셈으로 작업 했다.    퇴비도 작년 보다 흠뻑 뿌린 것 같다.

작년에는 모종을 대략 40개 정도 심어서 30통 정도 수확 했다.    올 해는 모종을 72개 심었으니까.. 대략 60통 정도 수확을 기대한다.    그러면 김장 배추는 확실하게 해결(ㅎㅎㅎ)된다.

작년 경험에 의하면 배추 농사의 최대 적은 달팽이 이다.   열심히 잡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지은 배추는 고유의 향이 있다.   올 해에도 김장 담글 때 쯤 되면 그제서야 부러워하는 아파트 아줌마들 많을 것 같다.   소금 절인 것이나 몇 통 돌려야지 ~~~

by 곰돌이푸 | 2009/08/31 19:43 | 혼자 끄적거리기 - 즐거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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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곰돌이푸 at 2009/09/29 09:42
달팽이 잡는 약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배운 것도 그렇고 주변 분들도 모두... 일일이 배추 잎사귀 뒤져서 손으로 잡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어떤 할아버지께서 내게 말씀 주시기를 달팽이 잡아 주는 것이 물 주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하셨다.

반복하는 결론 : 달팽이는 손으로 잡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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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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